파도타기- 정호승 / , 1979 -눈 내리는 겨울밤이 깊어갈수록눈 맞으며 파도 위를 걸어서 간다.쓰러질수록 파도에 몸을 던지며가라앉을수록 눈사람으로 솟아오르며이 세상을 위하여 울고 있던 사람들이또 이 세상 어디론가 끌려가는 겨울밤에굳어 버린 파도에 길을 내며 간다.먼 산길 짚신 가듯 바다에 누워넘쳐 버릴 파도에 푸성귀로 누워서러울수록 봄눈을 기다리며 간다.다정큼나무 숲 사이로 보이던 바다 밖으로지난 가을 산국화도 몸을 던지고칼을 들어 파도를 자를 자 저물었나니단 한 번 인간에 다다르기 위해살아갈수록 눈 내리는 파도를 탄다.괴로울수록 홀로 넘칠 파도를 탄다.어머니 손톱 같은 봄눈 오는 바다 위로솟구쳤다 사라지는 우리들의 발사라졌다 솟구치는 우리들의 생(生)그리운 부석사- 정호승 / 창비, 1999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