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장대 동백숲 - 정끝별 - 오백 년 동안 축축 늘어진 동백나무 가지가 바닥에 철렁 내려놓으며 들여놓은 동백나무 방들 미처 널어 말리지 못한 채 몇 철이나 쌓인 낙엽에 진 꽃에 어룽 햇살을 금침으로 깔아놓고 시간 없어 나 한 번 밖에 못했다며 젊은 아줌마를 앞세워 동백그늘을 나오는 아저씨라든가 그 나이에 한 번 허면 됐다며 추임새 좋게 동백 그늘에 드는 늙은 아줌마라든가 동백의 몸통은 쌍춘년 동백처럼 불끈불끈 동백의 팔다리는 춘삼월 정맥처럼 구불구불 봄이 길다는 춘장대 옆 마량리 화력발전소 뒤 그렇게 한 오백 년 동안 춘정의 봄군불을 때다 그만 벌겋게 데기도 하는 오백 년 된 동백숲의 온 몸 동력 내연(內燃)의 한 천년은 들고나겠네 기나긴 그믐 - 정끝별 - 소크라테스였던가 플라톤이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