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 이병기 / (1936) -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 함께 나아오더라 달은 넘어 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 어느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비2 - 이병기 / (1936) - 짐을 매어놓고 떠나시려 하는 이 날 어두운 새벽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비 내일도 내리오소서 연일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오시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내리는 비 저으기 말리는 정은 나보다도 더하오 잡았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 갑자기 꿈을 깨니 반가운 빗소리라 매어 둔 짐을 보고는 눈을 도로 감으오 냉이꽃 - 이병기 / (1936) - 밤이면 그 밤마다 잠은 자야 하겠고 낮이면 세때 밥을 먹어야 하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