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 - 권혁웅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 오래 전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어느 집 좁은 처마 아래서 비를 그어보라, 파문 부재와 부재 사이에서 당신 발목 아래 피어나는 작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라 당신이 걸어온 동그란 행복 안에서 당신은 늘 오른쪽 아니면 왼쪽이 젖었을 것인데 그 사람은 당신과 늘 반대편 세상이 젖었을 것인데 이제 빗살이 당신과 그 사람 사이에 어떤 간격을 만들어 놓았는지 궁금하다면 어느 집 처마 아래 서보라 동그라미와 동그라미 사이에 촘촘히 꽂히는 저 부재에 주파수를 맞춰보라 그러면 당신은 오래된 라디오처럼 잡음이 많은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파문 내가 던진 물수제비가 그대에게 건너갈 때 - 권혁웅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 그날 내가 던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