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 송찬호 / , 문학과지성사, 2009(초판 1쇄), (2010년 초판 6쇄) - 나비는 순식간에 째크나이프처럼 날개를 접었다 펼쳤다 도대체 그에게는 삶에서의 도망은 없다 다만 꽃에서 꽃으로 유유히 흘러 다닐 뿐인데, 수많은 눈이 지켜보는 환한 대낮에 나비는 꽃에서 지갑을 훔쳐냈었다 찔레꽃 - 송찬호 / 창비 / 2008년 06월 - 그해 봄 결혼식날 아침 네가 집을 떠나면서 나보고 찔레나무숲에 가보라 하였다 나는 거울 앞에 앉아 한쪽 눈썹을 밀면서 그 눈썹 자리에 초승달이 돋을 때쯤이면 너를 잊을 수 있겠다 장담하였던 것인데, 읍내 예식장이 떠들썩했겠다 신부도 기쁜 눈물 흘렸겠다 나는 기어이 찔레나무숲으로 달려 가 덤불 아래 엎어놓은 하얀 사기 사발 속의 너의 편지를 읽긴 읽었던 것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