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1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1 은침 하나 하나 맥을 짚어 꽂는다 찬란한 태몽 앞에 밀려 나가는 냉증 대지는 몸을 뒤틀며 입덧이 한창이다 2 호기심이 발동한 개구쟁이 눈빛이다 손톱 밑 까매지도록 땅거죽 헤집어 새싹들 간지럼 태며 키득키득 웃고 있다. * 작품해설 / 조옥동 : 시조의 특성은 정형의 율격을 포함하여 역사성을 밑그림하여 세우고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丹靑으로 채색해 온 문학이다. 나 시인은 피카소보다는 세잔느나 르느아르의 화풍을 좋아할 것 같다. 현대화 중에도 추상화보다는 한국화를 좋아하는 시인일 듯 하다. 왜냐하면 그는 봄 의 정기를 주사바늘로 꽂지도 않았고, 청진기를 대어 진단하는 대신 「은침 하나 하나를 꽂아 맥을 짚는다」라는 표현은 매우 한국적이고 은밀하다. 태몽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