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여행과산행길 552

산성길58(아프락사스, 24/03/11, 단공-불망-남문-남옹성-시구문-종로, Tornero / Santo California)

요즈음 – 산성길58(아프락사스) – 아직은 쌀쌀한 봄날 앙상한 숲 속 우듬지 흐르는 물관부에 피톨들 쿵쿵거리고 움트는 아프락사스는 꿈틀대며 엿보고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3/1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우듬지 : 나무줄기의 끝 부분 * 피톨(phytol) : 혈액의 고체 성분으로 혈장 속에 떠다니는 세포.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있다. * 아프락사스Abraxas :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칼 융이 사용한 고대 신의 이름으로, 양극적인 것을 포 괄하는 신성을 말한다. 우주 최초의 에너지는 반드시 상반된 성질을 동시에 갖고 있다. 끌어당기고 뻗어나가는 작용이 바로 그것이다. 동양에서는 이것을 음과 양이라 하며, 자석이 N극과 S극을 동시에 갖고 서로 밀고 당기는 이유가 바로 ..

은행식물원 ⑥겨울 수목원 풍경(24/01/04, Any Dream Will Do)

요즈음 – 은행식물원 ⑥겨울 수목원 풍경 – 아팠던 지난 흔적 말라버린 언덕위의 溫室에 피어나는 溫情은 따스한데 여전히 삐딱扇 타고 불어대는 칼바람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7/서기2024/01/0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은행식물원 ⑥겨울 수목원 풍경 (1) 아픔을 주었고 나의 걸음을 붙잡았던 2023은 가고 힘을 얻어보려 2024의 얕은 언덕에 올라 싱그럽게 살아가는 작은 온실에서 기쁨의 한자락 얻다. 그리고 금새 편석촌과 이상과 백석의 숨결에 파묻혀 보다. (2) 혼돈의 시계 속 한반도. 그리고 전쟁의 회오리로 휩쓸린 세계지도. 巨惡이 활개치는 세상은 언제 종언을 고할 것인가? 괴수의 뒤를 따르는 이해할 수 없는 무리들 어딜 향해 주르르 몰려가나? 배달9221/개천5922/단기435..

은행식물원 ⑤가을 수목원 풍경(23/10/31, 언제까지나 / Edgar Tuniyants)

요즈음 – 은행식물원 ⑤가을 수목원 풍경 – 하늘 볕 구르는 숲 아이들 졸레졸레 어슬렁 들어가서 記憶을 뒤적이다 머리에 서리가 내려 돌아서고 말았다.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10/3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은행식물원 ⑤가을 수목원 풍경 (1) 산성을 가지 못하는 心事 달래려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며 찾아간 인근 식물원. 조막막한 아이들이 졸레졸레 선생님을 따른다. 그 그림 바라보며 기억을 뒤적거리니 분명 나에게도 있었지만 머리에 허연 서리 내려 돌아서고 말았다 (2) 조그마한 식물원을 한바퀴 돌아 나오니 답답한 마음 툭 터지는 느낌. 하지만 아직도 물러가지 앉고 떡 버티고 선 巨惡. 그 앞에 조아리고 있는 뭇 중생. 자고로 그보다 더한 역사도 있었나니 이 미물은 그저 바..

성남시청공원㉓(근황, 23/10/25, Tomorrow and Tomorrow / Eorzean Symphony)

요즈음 – 성남시청공원㉓(근황) 인생길 가다보면 돌부리 만나기도... 넘어져 하염없이 먼 하늘 바라보니 거기에 치열히 살다간 시인들이 보였다.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10/25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남시청공원㉓(근황) (1) 오른쪽 엄지발톱에서 발단. 야금야금 번식한 곰팡이. 불균형이 허리에 영향주어 걷기 불편하더니 이런처런 치료 안되어 끝내 수술로 치료중. 흡사 개미가 댐을 무너트리는 형국. 그러니까 8월부터니까 장장 3개월. 아무래도 올해는 좋아하는 산성도, 식물원도, 詩도 쉬어야 할 듯... (2) 머릿 속 생각만이 아닌 몸으로 부딪힌 자연과 현상을 그물망으로 포착하여 그리는 詩作인지라 自作은 자제하고... 항상가까이하고싶은詩를 정리중... 차제에 친일시인들, ..

송(送) 옥상정원(23/10/07, Lincoln's Lament / Michael Hoppe)

요즈음 – 송(送) 옥상정원 – 우주를 들여앉힌 몇 평의 네모의 틀 같이 한 느낌 나눈 시편(詩片)을 반추하며 나 홀로 텅 빈 정원에서 그려보는 추억들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10/0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옥상정원을 보내며... (1) 6년반 함께한 옥상정원. 조그마한 공간에 우주를 알게해 주었고 언제나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었건만 나를 한없이 귀여워해주었던 할아버지, 할머니도 떠나셨고, 아버지도 가셨고. 일가친척들, 지인들, 친구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떠나셨고, 떠나시고 있고... 살아있는 사람들도 연락을 끊고, 연락을 않고 연락을 하고 싶어도 꺼려지고... 그러는 가운데도 내 살아있는 동안 같이 할 것만 같던 혼자 올라 넉두리하던 옥상정원을 왜 보내야 했던 ..

산성길57(도플갱어2, 2023/07/27, 단공-불망비-남문-남옹성-한흥사-개원사-종로, Deceived heart again)

요즈음 – 산성길57(도플갱어2) – 저만치 앞서가는 기척에 따라간들 저 멀리 달아나는 내 영혼 데칼코마니 이후론 만나려 말고 발길따라 가야지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07/2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산성길57(도플갱어2) (1) 산성길에 본 비밀의 숲의 좁쌀풀, 옹성의 딱지풀, 큰구슬붕이 9암문 근처의 청닭의난초, 시구문의 노루오줌이 궁금하여 나선 길. 남문 근처 다다르자 고질병인 협착증 전조 현상 발작. 그래도 참으며 비밀의 숲과 옹성까지 가다가 시구문으로 가지 못하고 10암문에서 한흥사, 남단사, 개원사, 종로로 귀환. (2) 가는 길 내내 이번엔 저 만차 앞에 누군가 가는 것 같은데 보일락말락하고 따라잡는가 하면 모퉁이로 사라진다. 데칼코마니같은 기척을 탐하여 기..

성밖길48(도플갱어1, 2023/07/25, 종로-동장대-3암문-북문-서문-남문-종로, Theme From Bilitis)

요즈음 – 성밖길48(도플갱어1) – 어둠에 묻혀있는 신새벽 산행길에 누군가 따라오는 느낌에 뒤돌아보면 찰카닥 안개 속 숨어 볼 수 없는 도플갱어.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07/25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도플갱어(Doppelgänger) : 누군가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나 동물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덧붙임) 성밖길48(도플갱어1) (1) 일출 보려고 나선 신새벽. 자욱한 안개. 누군가 뒤따라 오는 것 같아 뒤돌아보니 금새 짙은 안개 속으로 감추는 그림자. 운무의 동장대지. 그래도 나름 수묵화같은 느낌. 자연은 결코 실망을 주지 않는다. (2) 기록으로만 48번 나선 밖길. 갈 때마다 새로운 아이를 보게 되는데 오늘은 6암문 근처에서 개곽향을 얻다. 산성은 야생화의 寶..

성밖길47(지청구, 2023/07/20, 행궁-3암문(성밖)-북문-서문-6암문-만해기념관-행궁, In the Clouds of Fantasy / DJ Lava)

요즈음 – 성밖길47(지청구) – 관심이 발길 끌어 도달한 언덕 위에 기대에 어김없이 꽃들은 맞이하는데 언제나 철부지라며 질책하는 지청구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07/2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지청구 : 까닭 없이 남을 탓하고 원망하는 짓 덧붙임) 성밖길47(지청구) (1) 전국적인 폭우. 약 50여인 사망, 실종. 작년의 비 피해도 복구 못한 산성을 둘러보려 비가 그은 틈을 노려 새벽 출장. 다행히 큰 피해는 없는 듯... (2) 올해도 어김없이 고개를 내민 큰제비고깔. 예전의 그 자리에 그대로 자리했는데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 봄에 보니 어린 싹을 누구 잘라갔음을 보았는데 큰제비고깔은 곁가지를 내지 않아 꽃대를 올리지 못하고 주저앉아 올해는 勢가 약화된 느낌. 못된 사..

타래난초(2023/07/11, Shadows / Giovanni Marradi)

요즈음 – 타래난초 – 번뇌의 바다에 둔 애기들 눈에 밟혀 오르다 내려앉아 주체못할 걱정들을 타래에 감아가면서 비손하는 영혼들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07/1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비손 : 두 손을 비비면서 치성을 드림 * 번뇌(煩惱) : 마음과 몸을 괴롭히는 욕망이나 분노 따위의 모든 망념(妄念)을 이르는 말. 덧붙임) 타래난초 (1) 여간해선 잘 보여주지 않는 타래난초. 작년에 보았던 비밀의 공원 산소. 올해도 몇 개체 지난 주 보았는데 초점 미흡. 다시 올라 집중하여 숨 멎고 누르니 잘 잡혀온다. 더구나 자세히 살피니 숲 속에 무더기로 모여있다. 기분 좋은 탐방의 날. (2) 아이들을 108번뇌의 바다에 두고 홀연히 떠나갈 수 없어 무덤가에서 번뇌를 타래에 하나하나 ..

산성길56(영명각 풍경, 2023/07/08, 단공-남문-남옹성-시구문-종로, Innocence / Giovanni Marradi)

요즈음 – 산성길56(영명각 풍경) – - 藝人 김기태 선배님의 "시골풍경" 편지를 받고 - 날새자 비 그으며 영명각 하늘 위로 춤추는 혼령처럼 물안개 피어 오르며 말하길 『어느 때이건 떠날 준비 돼있지?』 배달9220/개천5921/단기4356/서기2023/07/08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영명각 : 충남 서천군 심동리 소재 공설납골봉안당 덧붙임) 산성길56(영명각 풍경) (1) 무더위 무릅쓰고 다음 주 내내 비온다는 소식에 이틀만에 다시 오르는 산성길. 기실 며칠전 놓친 타래난초를 잡아보려 함이었는데 청닭의난초와 좁쌀풀꽃까지 보여 흡족! (2) #시골풍경 / 온동생각 지붕에 떨어지는 비. 비닐하우스를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 새 소리. 부자집부터 불이 켜지는 이른아침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