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내가본야생화 321

도둑놈의지팡이(20/12/18, Morir De Amor / Dyango)

요즈음 – 도둑놈의지팡이 – 죽어서 의지되는 명아주도 있는데 뿌리 몸 다가져가 보신을 하여놓고 살아서 도둑 누명을 덧씌우면 안되지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8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도둑놈의지팡이 (1) 20/07/11 성안길 환주. 길 옆 여기저기 큰 키를 자랑하는 고삼(苦蔘, 도둑놈의지팡이)이 뙤약볕에도 닭벼슬 같은 긴 잎 그늘을 자랑하며 골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다. (2) 뿌리, 줄기 다 약제로 씌여 쓴 삼이란 삼의 지위를 부여하여 놓고 왜 하필 도둑놈의 지팡이라 하였을까? 명아주는 노인들의 지팡이로 좋은 친구로 대접받는데 몸과 마음을 바쳐 좋은 일한 보람도 없이 살아서 도둑 이름 대접받는 고삼이 좀 억울하겠다는 생각.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

멍석딸기2(20/12/17, Casablanca / Bertie Higgins)

요즈음 – 멍석딸기2 – 처음엔 까칠하여 쳐다보지도 않았다. 수줍게 웃을 때도 그러려니 했었는데 어쩌다 혀끝에 닿은 입술 맛에 반했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멍석딸기2 (1) 20/07/11 산성의 담벽락에 여기저기 멍석 딸기 줄기의 잔가시가 바지를 붙잡으며 갈 길을 귀챦게 막아선다. 며칠 후 가 본 성밖길 분홍색 딸기꽃이 뾰로통하니 지지배가 심통난 표정일 때도 그러려니 했었다. (2) 그러한 며칠 후 찾아간 성밖길. 여기저기 농염하게 잘 익어 저절로 손이 가 몇 개를 따 입에 넣으니 혀끝에 달콤이 짜르르 전해오며 눈을 감는다. 그렇게 멍석아가씨와 진한 키스를 나누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7 이름없..

짚신나물(20/12/16, 촛불 잔치 / 이재성)

요즈음 – 짚신나물 – 돌부리 사이사이 길가에 도열하여 고개 내민 호기심 발길에 걷어차여 피고름 곪아터진 듯 짓고 있는 쓴 웃음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짚신나물꽃 (1) 20/07/11 산성 환주시 본 호기심이 있었다. 숲길의 돌부리 사이사이 고개 내민 모습. (2) 발길에 차여 피멍울 맺혀 배어나는 노오란 고름. 곪아터진 고름이라기보다는 자기만의 세상이란 세태에 쓴 웃음을 짓고 있었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짚신나물(선학초, 仙鶴草) 식물 > 쌍자엽식물 이판화 > 장미과(Rosaceae) 학명 Agrimonia pilosa Ledeb. 본초명 과로황(過路黃, Guo-Lu-Hu..

딱총나무 열매(20/12/15, Andes / Cusco)

요즈음 – 딱총나무 열매 – 되돌아 갈 수 없는 차단된 저편에서 이편에 다가서온 칠월의 다박 구슬이 이마의 한가운데에 딱총 맞아 멍때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5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딱총나무 열매 (1) 그동안 산성 탐방기를 쓰느라 산성에서 본 야생화 시조를 소홀하여 대지에 꼭꼭 숨은 야생화를 그리워하며 그들이 내년에는 좀 더 예쁜 모습으로 다가와주길 고대하며 잠시 茶 한 잔을 마시며 그들을 노래하려 한다. (2) 20/07/05 산성에서 검단산으로 가늘 길 무성한 잎사귀 사이로 비온 뒤 파란 하늘이 보이는가 하였는데 빨간 열매가 탐스럽게 주렁주렁 보였다. 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데 結果를 맺은 炎天 아래의 努力! 봄부터 있어온 과정은 모르지만 그 결과 하나로..

옥상정원㉞ 꽃의 시간(20/10/22, Monika Martin - Mein Brief 나의 편지)

요즈음 – 옥상정원㉞ 꽃의 시간 살려는 몸짓인데 꺾어 바친 非情으로 속 짜내 절인 香 옷에 바른 겉치레 철없는 미소 지으며 이어져온 시간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0/22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옥상정원㉞ 꽃의 시간 (1) 꽃을 본다는 건 잔인한 짓이다. 꽃이 아름답고 하지만 생존을 위해 그들은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단지 인간의 눈으로 아름답다며 꺾어다 바치고, 장식하고, 감상한다. (2) 꽃의 향을 맡으며 미소 짓는 것은 철없는 짓이다. 꽃은 생존을 위하여 온 몸의 진액을 모아 뱉어 향을 뿜는다. 그래도 미소 지을 수 있을까? (3) 나무는 마지막 잎사귀를 떨구는 순간까지도 가을꽃을 바라보며 붉게 충혈 되도록 울음 울며 흐느끼고 있다. 나도 이 가을 왠지 슬프..

나도송이풀꽃1(20/09/23, Remembrance 추억 / Ernesto Cortazar)

요즈음 – 나도송이풀꽃1 – 빙하가 뒤덮혔던 홍적세 땅 밑에서 솟구쳐 치달려간 불 흔적 살아있는 만장굴 안에 들어가 자세하게 살핀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9/2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빙하시대 ice age, 氷河時代, 洪績世,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 지질시대에서 지구 여러 곳이 광범위하게 얼음으로 덮여 있던 시기. 반대로 지구온도가 높아서 얼음이 양극지역에 국한되거나 아예 분포하지 않은 시기를 간빙기라고 한다. 홍적세는 1만~160만 년 전 기간을 나타내는데, 이 기간에는 얼음이 북아메리카와 유라시아의 북부 중위도의 넓은 지역을 주기적으로 덮었다. 대륙을 덮은 얼음 면적은 대개 수만 년 동안 증가하고 감소하는 형태를 반복했다. 즉, 홍적세 내에서도 여러 ..

병아리풀꽃1(20/09/23, Autumn Slumber 가을 잠 / Fariborz Lachini)

요즈음 – 병아리풀꽃1 – 宇宙 속 地球라야 먼지라 한다마는 성벽의 돌틈에서 피어난 작은 미소 가만히 들여다보니 거기가 곧 宇宙라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9/2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병아리풀꽃1 (1) 138억년 전 시작한 우주는 현재도 계속 팽창하고 있는데 지름이 930억 광년이며 우리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도 사실상 수천 억 개라 짐작되는 은하들 중 일부로 지름이 10만광년 정도라는데 크기가 가늠조차 되지 않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인생이라야 잠깐 왔다 가는 존재 아닌 부존재인지도 모른다. (2) 그 우주 속, 우리 은하 속, 태양계의 지구 중 아시아의 조그만 나라 성벽 돌틈에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아주 작은 병아리풀은 흡사 그러한 작은 별과 닮았다. (3..

물봉선3(20/09/23, A Kiss Unexpected / Hiko)

요즈음 – 물봉선3 – 얌전히 숨죽이고 있지는 않을 거야 열정은 진분홍색 다정은 진노랑색 물감을 꾹 눌러 짜내 뿌려댈 때 온 거야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9/2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물봉선3 (1) 봄, 여름 내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얌전히 숨죽여 엎드려 있다가 9월에 접어들자마자 성자락을 온통 진분홍 치마로 수놓은 물봉선. 처음으로 노랑물봉선을 보다. 흰색도 있다는데 아직 못 봄. (2) 인고의 세월을 견딘 화가가 따스한 다정은 노란 물감으로 가슴 속 품은 열정은 진분홍 물감으로 붓 끝에 듬뿍 묻혀 밤새워 마구 흩뿌려댄 듯 온 성벽을 점령하고 있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9/2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o o o A Kiss Unex..

옥상정원㉝ 颱風의 비늘(20/09/17, Blue Autumn 우울한 가을)

요즈음 – 옥상정원㉝ 颱風의 비늘 – 颱風이 흘린 비늘 구름으로 남아있듯 이 混同 버려두면 順理가 逆鱗일 뿐 歷史는 쟁취하는 자 거였던걸 잊지 마!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9/1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옥상정원㉝ 颱風의 비늘 (1) 태풍 장미, 바비, 마이삭, 하이선이 지나간 정원의 하늘. 무섭게 몰아치던 성냄은 흔적 없고 말간 하늘에 그들이 떨어트린 비늘 같은 하얀 구름 몇 조각 떠다닌다. (2) 내 마음을 싣고 떠다니는 구름은 어디로 데려 가려고 치솟은 빌딩들을 내려다보며 동행한 세월 속 내맡기듯 내뻗은 나의 손우물 안에 들어와 있는가?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9/1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o o o Blue Autumn (우울한 가을..

큰꿩의비름1(20/09/12, 우리가곡 모음 / 바이올린 연주)

요즈음 – 큰꿩의비름1 – 쌓느라 떨군 땀방울 싸우느라 흘린 피 성벽에 스며들어 시간의 아귀에 눌려 짜낸 피 돌 틈 사이로 줄줄 흘러 내린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9/12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아귀 : 엄지손가락과 다른 네 손가락과의 사이 덧붙임) 큰꿩의비름1 (1) 기록에 의하면 전란에 대비한 산성을 쌓기 위하여 전국의 스님(승군)과 인근의 백성들이 동원되어 피와 땀과 애환으로 이룩했슴을 알 수 있다. 후에도 여러번 증축과 확장을 했다는데 정작 전쟁에 사용된 것은 병자 호란시 인조가 45일 항전한 것 뿐이라는데 겨우 1번 사용하여고 이런 성을 공력을 들여 두고 두고 쌓았다니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하지만 전란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니 선조의 유비무환의 정신이 놀랍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