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내가본야생화 308

쑥부쟁이(20/12/25, Maite maite maitia / Juan Carlos Irizar)

요즈음 – 쑥부쟁이 – 비바람 하라는 대로 눕다 일어서며 봄여름 숨죽이며 키워온 가슴 속 불 갈바람 오는 기척에 확 타올라 놀랐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25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쑥부쟁이 (1) 20/09/26 산성환주길에 간혹 만난 녀석 20/10/03 연금이능선 종주시 많이 보이더니 20/10/09 남옹성에 가서 보니 온통 산야를 뒤덮듯 점령한 대장간 불쟁이의 큰 딸이 11아우들 먹여 살리다가 낭군님 오신다는 소리를 듣고 크게 웃으며 숲 속을 찾아다니는 것 같았다. (2) 사실 녀석은 봄바람이 불 때도 한여름 태풍이 몰아칠 때도 바람불면 부는 대로 누우라면 눕고 서라면 서는 그런 아이라서 별루 눈길을 주지 않았는데 찬바람 다가서니 그저 순둥이로 알았던 그 ..

활량나물(20/12/24,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 T.S Nam)

요즈음 – 활량나물 – 잘 놀 줄 알아야 일도 잘한다 하여 갈 곳 못 갈 곳 차례로 가고난 후 볼 것 못 볼 것 차례로 보고난 후 할 짓 못 할 짓 차례로 저지르고 閑良의 지난 세월을 반성하는 중이지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2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한량(閑良) : 보통 일정한 직업 없이 돈 잘 쓰고 풍류를 즐기며 협기 있고 호걸스럽게 노니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나 항상 동일한 의미로 쓰이지 않고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조선 초기에는 관직을 가졌던 자로서 향촌에 거주하는 유력계층을 의미했고, 조선 중기 이후에는 벼슬을 못하고 직역(職役)이 없는사람을, 조선후기에는 아직 벼슬하지못한 무인또는 무과응시자를 의미했다. 덧붙임) 활량나물 (1) 20/09/19 성밖길 숲 그..

나비나물(20/12/23,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박재삼)

요즈음 – 나비나물 – 날개에 魂을 싣고 훨 훨 날아다니며 갈 곳 못 갈 곳 차례로 가고난 후 볼 것 못 볼 것 차례로 보고난 후 할 짓 못 할 짓 차례로 저지르고 아래에 납죽 엎드려 반성하는 중이지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2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나비나물 (1) 20/09/19 성밖길 숲 그늘 아래 납죽 엎드려 기어다니며 나비 같은 두 쪽 잎을 가지고 나비 같은 자주색 꽃을 숨긴 녀석을 만나다. (2) 흡사 나비의 날개에 魂을 싣고 있는 모습. 세상을 돌아다니며 가지 말아야 할 곳을 갈 수 밖에 없었고 보아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볼 수 밖에 없었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지난 인생길, 더는 날지 못하고 숲의 그늘 아래에서 그러한 生의 과..

도둑놈의갈고리(20/12/22, Nothing But Love / Judyesther)

요즈음 – 도둑놈의갈고리 – 외통수 늪에 빠진 絶望의 순간에도 뜻밖의 도움들과 간절한 노력들이 붙잡을 갈고리되어 헤쳐 나올 수 있었지.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22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도둑놈의갈고리 (1) 20/09/13 초가을의 산성 환주길 납작 엎드려 꽃이 지면서 열매를 맺고 있는 갈고리를 보니 지나온 인생 60년 너머의 아스라한 인생길이 흑산도 9곡길의 九折羊腸처럼 보인다. (2) 좌절과 시련의 고비마다 도움을 준 누군가와 뭔가와 그리고 간절한 노력들이 붙잡을 갈고리가 되어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던 그 늪을 빠져나와 여기까지 걸어왔다. 그렇게 주고받은 길이었는데 그런 것조차 이미 예정되어 있었고 不要한 것은 아니었는지 모를 일이다. 배달9217/개천59..

원추리3(20/12/21, The Evening Bell / Sheila Ryan)

요즈음 – 원추리3 – 간다면 가라하고 온다면 오라하는 있어도 없는 듯 한데 없으면 찾아보는 자꾸만 뒤돌아보게 만드는 그 魔力!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2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원추리3 (1) 20/07/25 산성환주길 북문에서 동장대지 가는 성밖길에도 봉암성에서 한봉 가는 외성길에도 스모그 하나 바이러스 하나 묻지 않은 순수, 순진 그 자체인 원추리 꽃. (2) 아무런 치장도 하지 않아 있어도 없는 것 같은데 없으면 두리번거리며 찾게 만들고 간다면 가라고 하고 온다면 구태여 거부하지 않아 지나쳐 갈 때 마다 자꾸 뒤돌아보게 하는 그 순수한 魔力!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2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원추리(넘나물, 萱草, 忘憂草) ..

산박하(20/12/20, 너를 사랑해 / 한동준)

요즈음 – 산박하 – 멀리선 그저그런 가까인 데면데면 어쩌다 들여다 본 얼개의 오묘함에 넋 나가 香氣 없어도 느껴지는 그 살결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2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데면데면 :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친밀성이 없고 어색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 * 얼개 : 각 부분들로 짜 이룬 전체의 뼈대 덧붙임) 산박하 (1) 20/07/11 성밖길 깨알같은 꽃을 피운 산박하. 작은 꽃이 군무를 이루니 연보랏빛 치마를 입은 처자가 다소곳 앉아 있는 듯... (2) 꽃을 피우기 전까지만 해도 멀리서나 가까이 그저 그렇고 데면데면했었는데 산박하는 향기는 없다고 하지만 깨알 같은 연보라의 작은 꽃을 어쩌다 들여다보니 그 오묘함에 봄햇살이 볼에 닿은 따스함을 느끼다. 배달9217/개..

진득찰(20/12/19, Lotus of Heart / Wang Sheng Di)

요즈음 – 진득찰 – 한치 앞 알 수 없는 가보지 못한 길을 가다가 숨을 멎고 쓰러진 귀한 생명 살리려 손가락 펴고 움켜쥐고 있는 중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진득찰 (1) 20/07/11 성밖길을 걷는데 찐득찐득 바지에 달라붙는 녀석이 있다. 잘 살펴보니 참 앙증맞다. 마치 다섯손가락을 펴고 무얼 움켜 쥐려는 모습. 마치 자기를 보아달라는 듯이 집요하다. (2) 죽은 족제비 새끼도 살려낸다는 진득찰. 풍과 습을 다스리는데 좋은 만큼 심혈계 질환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하니 산야에 지천으로 널린 진득찰 베어다가 환약이라도 만들어 먹을까 보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진득찰(風濕草, 粘..

도둑놈의지팡이(20/12/18, Morir De Amor / Dyango)

요즈음 – 도둑놈의지팡이 – 죽어서 의지되는 명아주도 있는데 뿌리 몸 다가져가 보신을 하여놓고 살아서 도둑 누명을 덧씌우면 안되지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8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도둑놈의지팡이 (1) 20/07/11 성안길 환주. 길 옆 여기저기 큰 키를 자랑하는 고삼(苦蔘, 도둑놈의지팡이)이 뙤약볕에도 닭벼슬 같은 긴 잎 그늘을 자랑하며 골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다. (2) 뿌리, 줄기 다 약제로 씌여 쓴 삼이란 삼의 지위를 부여하여 놓고 왜 하필 도둑놈의 지팡이라 하였을까? 명아주는 노인들의 지팡이로 좋은 친구로 대접받는데 몸과 마음을 바쳐 좋은 일한 보람도 없이 살아서 도둑 이름 대접받는 고삼이 좀 억울하겠다는 생각.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

멍석딸기2(20/12/17, Casablanca / Bertie Higgins)

요즈음 – 멍석딸기2 – 처음엔 까칠하여 쳐다보지도 않았다. 수줍게 웃을 때도 그러려니 했었는데 어쩌다 혀끝에 닿은 입술 맛에 반했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멍석딸기2 (1) 20/07/11 산성의 담벽락에 여기저기 멍석 딸기 줄기의 잔가시가 바지를 붙잡으며 갈 길을 귀챦게 막아선다. 며칠 후 가 본 성밖길 분홍색 딸기꽃이 뾰로통하니 지지배가 심통난 표정일 때도 그러려니 했었다. (2) 그러한 며칠 후 찾아간 성밖길. 여기저기 농염하게 잘 익어 저절로 손이 가 몇 개를 따 입에 넣으니 혀끝에 달콤이 짜르르 전해오며 눈을 감는다. 그렇게 멍석아가씨와 진한 키스를 나누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7 이름없..

짚신나물(20/12/16, 촛불 잔치 / 이재성)

요즈음 – 짚신나물 – 돌부리 사이사이 길가에 도열하여 고개 내민 호기심 발길에 걷어차여 피고름 곪아터진 듯 짓고 있는 쓴 웃음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짚신나물꽃 (1) 20/07/11 산성 환주시 본 호기심이 있었다. 숲길의 돌부리 사이사이 고개 내민 모습. (2) 발길에 차여 피멍울 맺혀 배어나는 노오란 고름. 곪아터진 고름이라기보다는 자기만의 세상이란 세태에 쓴 웃음을 짓고 있었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12/1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짚신나물(선학초, 仙鶴草) 식물 > 쌍자엽식물 이판화 > 장미과(Rosaceae) 학명 Agrimonia pilosa Ledeb. 본초명 과로황(過路黃, Guo-Lu-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