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527호/ 단원풍속도첩 25폭檀園風俗圖帖二十五幅중 『주막』, 국립중앙박물관 주막에서 - 김용호 / (1956) - 어디든 멀찌감치 통한다는 길 옆 주막 그 수없이 입술이 닿은 이 빠진 낡은 사발에 나도 입술을 댄다. 흡사 정처럼 옮아 오는 막걸리 맛 여기 대대로 슬픈 노정(路程)이 집산하고 알맞은 자리, 저만치 위의(威儀) 있는 송덕비(頌德碑) 위로 맵고도 쓴 시간이 흘러가고 … 세월이여! 소금보다도 짜다는 인생을 안주하여 주막을 나서면, 노을 비낀 길은 가없이 길고 가늘더라만 내 입술이 닿은 그런 사발에 누가 또한 닿으랴. 이런 무렵에 눈 오는 밤에 - 김용호 / 시집 『시원 산책』, 1964) - 오누이들의 정다운 얘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