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향 - 유하(維夏) 나순옥(羅旬玉) - 잉걸불로 펴오르던 그리움도 사위고 미워 할 그 무엇도 남지 않은 세월 밖에서 끝끝내 지우지 못한 종두 자국 같은 것아. * 잉걸불 : ① 불이 이글이글하게 핀 숯덩이 ② 다 타지 아니한 장작불 * 작품해설 / 조옥동 : 이 시조를 읽으면서 나순옥 시인의 꼭 아물은 입술사이로 비집고 나오는 호흡을 느낄 수 있다. 지우고 싶어도 끝내 지우지 못한 종두자국 같은 것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묻고 싶은 그것아 어머니의 품속 체취 같은 시조 「고향」에서 「종두자국 같은 것아」, 「잉걸불로 타오르던 그리움」, 이 몇 마디가 나로 하여 금 한동안 멀리 감춰 둔 '고향'의 이미지에 덮인 고운 먼지를 털어 내게 한다. 너무 안이한 생각으로 풀어 두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