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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길27(겨울 숲2, 21/12/12, 불망비-남문-남옹성-남문-덕운사, Without You / Paul Cardall)

요즈음 – 산성길27(겨울 숲2) – 씨앗들조차 잠적해버린 메마른 나무가지 끝 조용한 반란이란 듯 흔들며, 살아있다며 수피(樹皮) 속 모세관 따라 쿵쿵거리는 피톨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2/12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27(겨울 숲2) (1) 찬바람 부는 산성가는 길. 벌거벗고 서 있는 것 같지만 어딘가에 씨앗을 숨기고, 감성 한 톨 없이 말라비틀어진 것 같지만 수피(樹皮) 속 연결된 모세관 따라 요란하게 쿵쿵거리며 뛰돌아다니는 피톨들. 귓가에 스치는 찬바람조차 뜨거움이다. (2) 잠든 숲이 부산하듯 내려다보는 망망한 도시. 정지한 빌딩들. 수피 속 모세관에 흐르는 피톨들처럼 저 빌딩 곳곳 수많은 음모와 기획과 경영이 쿵쾅거리고 있겠지. 다만 順理대로 흐르길 바..

옥상정원㉟(흐르는 가을, 21/12/10, Secret Garden의 음악 모음)

요즈음 – 옥상정원㉟(흐르는 가을) – 갈 때 가더라도 순리(順理)가 있었는데 불확실한 이 순간 믿음이 어떨지 몰라 흐르는 가을 그림자 눈동자에 새긴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2/1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옥상정원㉟(흐르는 가을) (1) 평생을 정치를 연구하며 제자들 거느리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돈의 천하를 주유한 孔子. 그런 때에도 順理란 믿음이 있었기에 희망의 불꽃 의지를 놓을 수 없었다. (2) 天下를 가둔 옥상정원. 현란한 浮沈이 흐르는 가을. 과연 順理대로 다시 올 것인가? 춘추전국시대를 능가하는 逆理가 넘치다 보니 확신이 서지 않아 떠나는 이 가을이 다시 올 수 없을지 몰라 눈동자에 의미있게 새겨둔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

성안길6(환주, 겨울 숲1, 21/12/03, 남문-동문=북문-서문-남문, 내 소중한 사람에게 / 박경덕)

요즈음 – 성안길6(환주, 겨울숲) – 찬바람 무릅쓰고 친구와 오른 산성 곁생각 쓸어내린 앙상한 겨울숲은 간명한 구도로 그린 黑과 白의 산수화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2/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안길6(환주 산행) (1) 오랜만에 문사장과 성안길 환주. 남문에서 남장대에 올라서니 눈이 옅게 내려 반질반질 숲은 잎을 내려 앙상. 종심(從心)으로 치달아가는 자화상. (2) 동장대터에 올라서서 봉암성을 바라보는 찬바람 속의 황량. 하지만 근사한 동양화. 미래의 산수(傘壽)이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2/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남문 출발(10:31) 2) 동문(11:06) 3) 동장대지(12:01) 4) 복원중인 북문(12:30) ..

성밖길24(늦가을, 21/11/16, 장경사입구-동장대-봉암성-한봉성-남한산-벌봉-동장대-장경사입구, A New Day / Ernesto Cortazar)

요즈음 – 성밖길24(늦가을) – 門 열고 들어가니 돋보기 쓴 의사가 살들에 가려있던 뼈다귀 훤히 드러나는 黑白의 엑스선 사진 들여다보고 있었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1/1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24(늦가을) (1) 수많은 잎사귀. 우수수 떨어져 내린 늦가을 산. 가려있던 산야의 속살이 알알이 드러나는 모습. (2) 돋보기 쓴 늙은 의사가 흑백의 엑스선 사진 들여다보고 진찰하고 있었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1/1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망월사 입구(08:20)에서 오른 동장대지 기단부(08:40) 2) 동장대지(08:45) 3) 봉암성(08:50) 4) 15암문 근처 한봉을 향한 포루(09:00) 5) 한봉 근처 노적산..

큰아들의 결혼(3. 결혼식, 21/11/14, 오르막길 / 상윤)

요즈음 – 큰아들의 결혼 3. 결혼식 – 마음을 가득 담은 아들의 열창(熱唱)으로 하객들 박수와 환호 신부의 기쁜 눈물이 가슴 속 진한 울림되어 감동(感動)으로 남았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1/1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큰아들 결혼식 (1) 드디어 아들의 결혼일. 눈 감으니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아이를 기르고 여기저기 이사다니던 일이 주마등인데 싱글벙글 웃는 아이가 아름다운 신부를 맞으며 씩씩하게 식장에 들어서서 신부에게 바치는 노래 열창(熱唱). (2) 아이의 마음이 담긴 신부향한 열창에 며느리될 아기는 기쁜 눈물을 흘리고 하객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다. 공부하면서 오랫동안 사귀었던 만큼 길흉화복이 어우러질 인생사에 밝은 앞길이 펼쳐지길 빌어본다. 배달9218/..

큰아들의 결혼(2. 처음 뵙는 사돈께, 21/02/25, Infinite Love / Ernesto Cortazar)

요즈음 - 큰아들의 결혼 2.처음 뵙는 사돈께 - 金이야 기르시고 玉이야 여기시며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로 길러내신 따님을 며느리로 보내주심 감사드립니다. 최선을 다하면서 바르게 살라하고 이르긴 하였지만 아직은 부족하기 만한 큰 애를 백년손님으로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돈은 아들 생기고 저희는 딸 얻었으니 하나님 점지하셔서 사돈으로 만난 因緣 이승을 다 하는 날까지 오며가며 살지요.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2/25 상윤 부모 드림 Infinite Love 무한한 사랑 / Ernesto Cortazar

큰아들의 결혼(1. 다혜, 상윤에게, 20/07/16, All I Have Is My Soul / Natasha St-Pier)

요즈음 - 큰아들의 결혼 1. 다혜, 상윤에게 - 수많은 職業 중에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기까지 극복한 그 過程들 거의 다 왔다하지만 갈 길 아직 멀어도 공붓길 만난 반쪽 다가와 만든 온쪽 힘들면 다독이고 서로를 위로하는 한 번에 사랑과 친구 맺어주신 하느님! 펼쳐질 앞길 가득 幸福을 깔아주시고 어려움 닥치더라도 헤쳐 갈 智慧 주셔서 영원히 손잡고 가는 나날 되게 하소서!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7/16 아버지가 All I Have Is My Soul / Natasha St-Pier

성밖길23(억새, 21/11/11, 현절사-동장대-성밖길-북문-연주봉-서문-충렬사-행궁, Chris Spheeris / Carino)

요즈음 – 성밖길23(억새) – 뭐 그리 바쁘다고 커피 한잔 나눌 틈 없이 쿨하게 앞만 보며 갈듯 하다 뒤돌아서서 꺼내든 하얀 손수건 곧 올 거며 왜 흔들어?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1/1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23(여름 산행) (1) 유장한 계절은 흘러흘러 그 많은 잎사귀가 십일홍이더니 대지에 흩뿌리고 서둘러 떠난다. (2) 커피 한잔 나눌 틈 없이 앞만 보고 저 만치 가다가 오랜 여행이란 듯 하얀 손수건을 흔든다. 곧 또 다시 올 건데...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1/1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현절사(13:32) 2) 동장대지(13:52) 3) 자주조희가 머리를 풀어헤친 제4암문 가는 길(11:56) 4) 꼭두서니 열매, ..

성밖길22(낙엽落葉5, 21/11/06, 현절사-벌봉-동장대-장경사-주필암-남장대-남단사-행궁, 목마와 숙녀 / 경음악 김기웅작곡)

요즈음 – 성밖길22(낙엽落葉5) 술 한 잔 마시고도 바닥에 쓰러져 누워 유튜브 들으면서 나라 걱정 하느라 허옇게 머리가 세인 初老에 든 사나이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1/0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22(낙엽落葉5) (1) 季節은 어느덧 협착증에 아린 허리. 그 놈의 유투브에 의지한 편협한 정보. 그리고 술 한 잔에도 취하고 마는 영락없는 어느 初老의 사나이 모습. 季節은 어느덧... (2) 낙엽 수북한 현절사 앞마당을 지나 오른 쓸쓸한 동장대지의 眺望. 그리고 古城의 황혜와 처연한 봉암성 한바퀴. 동장대 돌아 장경사신지옹성에서 汗峰을 바라보고 숙연한 장경사 툇마루에 잠시 앉아 보고 다시 찾아간 낙엽 속 正祖가 쉬어간 駐蹕岩. 낙엽에 발목 잠기며 나선 남장대지 ..

성밖길21(단풍 그리고 낙엽2, 21/11/02, 현절사-동장대-북문-서문-행궁, Serenade / Edward Simoni)

요즈음 – 성밖길21(단풍 그리고 낙엽2) – 그렇게 울그락 불그락 감추지 못하는걸 보면 넌 진정 소시오패스 경향은 아닐 거야 너처럼 웃다가 울다가 살다가 가는 게지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1/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21(단풍 그리고 낙엽2) (1) 만남은 잠깐. 화려가 우수수 추락하는 산성길. 서걱이는 낙엽에 발목이 잠긴다. (2) 감출 줄 모르는 자연. 자연의 눈으로 보면 그 가면을 쉽게 찢을 구 있을 텐데...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1/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연무관(12:40) 2) 현절사(12:50) 3) 현절사 뒤편 생강나무 단풍숲(13:00) 4) 동장대의 서어나무는 어느덧 나목으로 변신중(13:10) 5) ..

성밖길20(단풍6, 21/10/30, 현절사-동장대-북문-남문-남옹성-한흥사-종로, Blue Autumn / Claude Choe)

요즈음 – 성밖길20(단풍6) – 누군가 빗자루 들고 쓸어내 흩어지기 전 카메라에 담아 낸 이 순간 스냅샷은 이제 막 세련된 장인(匠人)이 포작에 그린 단청(丹靑)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0/3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포작(包作) : 처마의 무게를 받치려고 기둥머리에 짜맞추어 댄 나무쪽. 덧붙임) 성밖길20(단풍6) (1) 봉암성의 화려한 단풍도 판슈쿠라를 뒤집어 쓴 수도승 모습으로 변해가는 조짐에 3일 만에 북벽 성밖길에 나서다. 3일 만에 보는 현절사 주변은 단풍의 절정. 동장대 서어나무도 노란 雨衣를 입고 있고 4암문을 나와 북벽에 붙어있는 산국과 솔나물, 초오의 열매를 다시 살펴보고 나니 연주봉 가는 길 옆 노박덩굴이 입을 벌리고 반겨준다. (2) 처절한 예초로 땅..

성밖길19(단풍 그리고 낙엽1, 21/10/27, 현절사-봉암성-한봉-벌봉-현절사, Secret Garden / Adagio)

요즈음 – 성밖길19(단풍 그리고 낙엽1) – 화려가 썩어가는 세상을 뒤로 하고 피골이 상접토록 수행한 수도승이 넝마들 주워 모아서 입고 있는 판슈쿠라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0/2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판슈쿠라(糞掃衣, pamsu-kula) : 불타가 히말라야 소국가 카필라바스투의 왕자 신분을 버리고 29세에 출가하여 6년간의 전무후무한 처절한 수행을 하다가 중단하고 묘지에서 죽은 자들의 헤진 넝마조각들을 주워서 빨아 만든 옷(판슈쿠라)을 입고 보리수나무 아래에 앉아 명상을 하여 35세에 해탈(解脫, vimoksa)에 이르러 대각(大覺,無等上正等覺,아뇩다라 삼먁삼보리)하였다 함. 덧붙임) 성밖길19(단풍 그리고 낙엽1) (1) 점점 가을 중심으로 들어가는 계절의 옷자락..

성밖길18(지금 여기, 21/10/19, 종로-동장대-북문-서문-남문-남장대-남단사-종로, Largo Excerpt From Symphony No.9)

요즈음 – 성밖길18(지금 여기) – 있어도 끌려가고 싫태도 끌고가는 가을의 넝마 자락 밟고서 돌아보니 소중한 여기 이 자리 망각하고 있었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0/1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18(지금 여기) (1) 큰 애 결혼 준비로 근 2주 만에 와 보는 산성 계절은 흐른다. 가고 싶어 가는 시간이 아니고 싫태도 끌려갈 수밖에 없고 다시 또 온다는 습관이 있지만 지금 있는 저 자연과 다시 올 자연 지금의 나 자신과 미래의 나 자신은 다름을 알기에 지금 보이는 저 계절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2) 알 수 없는 미래보다 현실의 소중함을 알아야 하고 소중한 현실이 있을 때 소중한 미래가 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에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산성길26(꽃비, 21/10/07, 불망비-남문-남옹성-동문-종로, The Colours of Love / Bandari)

요즈음 – 산성길26(꽃비) – 이 꽃 지더라도 저 꽃 피어나고 꽃비 맞으면서 돋아나는 새싹들 눈떠도 보지 못했던 떨려오는 그 감동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0/07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산성길26(꽃비) (1) 연일 계속되는 가랑비. 회색의 하늘은 산성에의 발길을 주저앉힘. 빛의 예술인 사진이 잘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선입견은 기우라는 듯 해맑은 꽃들은 웃는가 했더니 벌써 꽃비 눈물 오듯 꽃잎 떨어져내리는 洛花는 눈물인가? 웃음인가? (2) 그 많던 쑥부쟁이가 사위고 산국이 뭉게뭉게 피어난다. 이 꽃 지더라도 저 꽃이 다시 뒤따라 핀다. 그 꽃 지자마자 저 꽃이 따라온다. 이래저래 산성은 꽃대궐이다. 그리하여 회색의 하늘에도 산성을 찾지 않을 수 없다. (3) 기뻐도..

마르코폴로와 쿠빌라이칸

마르코 폴로(Marco Polo)출생 : 1254년 9월 15일, 베네치아 공화국 베네치아 출생으로 추정 사망 : 1324년 1월 8일(69세), 베네치아 공화국 베네치아에서 병사 후 Church of San Lorenzo(북위 45.2613° 동경 12.2043° )에 매장 직업 : 작가, 상인, 탐험가 언어 : 이탈리아어, 베네토어, 라틴어 국적 : 베네치아 공화국 종교 : 가톨릭활동기간 : 1269년 ~ 1305년 장르 : 탐험 기행 문학 부모 : 니콜로 폴로(Niccolo Polo, 1230~1294), 니콜레 안나 데푸제(Nicole Anna Defuseh, 1234~1308) 배우자 : 도나타 바도에르(Donata Badoer, 1273~1354) 자녀 ..

17[sr]역사,종교 2021.10.09

성밖길17(꽃길, 21/10/03, 행궁-동장대-북문-서문-수어장대-행궁, 여주, 옥상정원, Angel / Sarah McLachlan)

요즈음 – 성밖길17(꽃길) – 떨어져 내리란 걸 알고서 꽃길 가세요 모르고 가다 만난 진흙탕 빠진다면 힘자랑 돈 자랑해 봤자 무슨 소용 있을까요?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10/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17(여름 산행) (1) 예초로 더 볼 수 없겠다는 조바심으로 신새벽 나선 길 산성에 접어들자 짙은 안개가 동장대에 올라서도 가시지 않는다. 모든 수목은 짙은 가을색에 물들어가고 뭉게구름 같던 쑥부쟁이 꽃잎도 떨어져 내리고 뒤이어 따라오는 산국들도 드디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2) 북문을 지나 또 다시 예초하는 작업반을 만나 3차에 걸친 예초의 이유를 물으니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성곽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답변이었는데 반질반질한 예초로 야생화..

산성길25(꽃다발, 21/09/30, 집-불망비-남문-남옹성-남단사-종로, La Ragazza Di Bube (부베의 연인) / The Eden Philharmonic Orch)

요즈음 – 산성길25(꽃다발) – 흉계로 주워 모은 돈다발 태워 사를 불벼락 내려칠 듯 뛰쳐나온 꽃다발 숨어서 참았던 인내 폭발하고 말았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9/3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산성길25(불벼락) (1) 그 엄청난 설계. 그리고 실행의 결과 쏟아진 돈다발. 욕다발 먹고도 그들의 카르텔을 믿고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그리려는 새로운 설계. 여기에 미래가 두렵다. (2) 산성에 일시에 뛰쳐나온 쑥부쟁이와 자주쓴풀, 산국들은 엄청난 예초작업에도 숨어서 인내하다가 그러한 흉계에 불벼락을 내리려는 듯 일시에 뛰쳐나와 미래를 두려워말라 한다. (3) 세상 참! 그래도 살아있을 것인가? 어깨에 든 멍이 힘겹다. [집-불망비-남문-남옹성-남단사-종로] 약 8km..

성밖길16(꽃벼락, 21/09/26, 현절사-동장대-연주봉-서문-6암문-수어장대-행궁, Violin INSTRUMENTAL)

요즈음 – 성밖길16(꽃 벼락) – 돈 벼락 얼마안가 돌아올 욕 벼락인데 言行이 따로따로인 세상에 줄서지 않고 땀 흘려 오른 산성길 꽃 벼락이 행복해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9/26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16(꽃 벼락) (1) 지난 주 들국화를 보니 이번 주가 절정일 것 같아 신새벽에 나선 길 너무 이른가? 행궁 앞 짙은 어둠이 현절사에 이르르니 더더욱 어둑. 동장대에 오르니 벌건 동녘을 보며 10여분 기다려도 붉은 해는 구름 속에 숨어 나오지 않는다. (2) 일출을 기다리지 못하고 3암문을 통해 내려서니 만개한 까실쑥부쟁이가 뭉게구름. 4암문 앞 벼랑을 오르니 쑥부쟁이가 나타난다. 그런데 지난주보다 번질번질한 성밖길. 산성 주변을 모두 예초하여서인지 유일하게 ..

성안길5(환주, 추석, 21/09/21, Les Voyageurs / Rene Aubry)

요즈음 – 성안길5(환주, 추석) – 전염병 두려워서 적막한 명절날에 성벽길 뛰쳐나온 들국화 바라보니 견뎌라 좋아질 거라 웃으시는 조상님!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9/2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안길5(환주, 추석) (1) 계획 고향에 못 가는 아쉬움으로 추석일에 성안길 계획. 며칠 전 본 쑥부쟁이가 그립기도... (2) 남문-1남옹성-2남옹성-남장대터-암문-3남옹성-암문-시구문-수문-동문 (至和門, +38=38분(16:06-16:44), +1.8=1.8km) 남문 옆 만탑원에서 성벽에 오르니 여장에 기린초, 담쟁이, 강아지풀이 춤춘다. 쑥부쟁이 군락을 보며 언덕에 오르니 파란 가을 하늘에 뭉게구름이 떠다니는 정경. 예초된 제2남옹성을 내려다보고 제3남옹성도 궁금하여..

성밖길15(自然遺産, 21/09/18, 현절사-동장대-3암문-북문-서문-남문, Care & Farewell / Chamras Saewataporn)

요즈음 – 성밖길15(自然遺産) – 공인된 世界遺産 성곽 아래 숲 그늘 숨죽여 살아가는 멸종위기 야생화 잡초로 취급당하여 깨끗이 쳐 없애도 돌 틈에 씨앗 숨겨 죽은 넋 환생하듯 해마다 산성 곳곳 무더기로 피어나 언젠간 自然遺産으로 등재되어 빛나리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9/18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15(自然遺産) (1) 신새벽 주섬주섬 나선 길. 어둠에 묻힌 연무관 앞 봉화로. 왁자지껄했다던 장터 앞을 지나니 새벽의 정적이 외려 장터의 부산한 환영을 그리기에 좋다. 숙연한 현절사에서 단숨에 오른 동장대. 까마귀 나는 동녘의 일출이 장엄. 항상 보아도 새롭고 감동이다. (2) 항상 4암문을 통하여 성밖길을 나갔지만 오늘은 봉암성 가는 3암문으로 성밖길 나섬. 급..

산성길24(금초, 21/09/15, 공원-불망비-남문-남옹성-시구문-종로, Down by the Salley Gardens / Shin Nalsae)

요즈음 – 산성길24(금초) – 뼈와 살 물려주신 선조들 계신 선산 예초기 날선 날에 근심도 날아가고 이발한 머리 만지며 웃으시는 조상님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9/15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산성길24(금초) (1) 9/8 형님과 금초. 모처럼 뵙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우거진 풀을 베고, 술 한잔 드리다. 아직은 한낮 더위 쨍쨍하여 땀으로 범벅, 어머니도 동행. (2) 9/15 남옹성길 가는 내내 요란하게 들려오는 예초기 소리. 성곽의 여장에 자리한 딱지풀, 감국도 가을의 중심으로 들어가고... 쑥부쟁이, 개미취도 이제 막 패어나고... 자주쓴풀은 아직 봉우리에 꽃을 감추고 있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9/15 이름없는풀뿌리 라..

성밖길14(와칸 길, 21/09/05, 행궁-현절사-동장대-북문-서문-남문, What Is a Youth/ Nino Rota)

요즈음 – 성밖길14(와칸 길) – 사계절 끊임없이 죽은 넋 피어나고 켜켜이 스민 역사 쌓아올린 성벽길은 뭔가를 하기위해선 지나야하는 와칸 길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9/05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와칸 회랑 : 예전에는 타클라마칸 사막을 통해서 동서를 잇는 실크로드 이른바 '비단길'의 일부를 이루는 아프간 북동부의 중요한 통로로 동서350㎞, 남북16~22㎞의 좁고 긴 계곡지 형이다. 고대 실크로드의 십자로로 현장·혜초·고선지·마르코 폴로 등이 지나갔다. 19세기에는 영국과 러시아 제국 간의 그레이트 게임의 주요 무대가 된다. 이 회랑는 1893년 대영 제국 (영국령 인도 제국)과 아프가니스탄이 맺은 협정에 의해 형성되어 듀랜드 라인을 통해서 만 들어지게 되었다. 영국령 ..

도배(21/09/01, 양평 매월리, 남화용 / 홀로 가는 길)

요즈음 – 도배 – 살던 이 때 낀 마음 잔뜩 밴 구석구석 풀비로 훅 쓸어내려 붙여보는 새 마음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9/0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도배 (1) 초보의 실력으로 한 집, 두 집 하다보니 어느새 다섯 집 (2) 아내가 하라는대로 심부름하는 수준이지만 우리의 마음도, 몸도 모든 더러운 것 풀칠 하나로 일소되고 새로 태어나는 그 순수. 그랬으면 좋겠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9/0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지인과 양평 매월리 탐방 21/08/26 1) 개울가의 물봉선 2) 도배지 내려오는 듯한 폐가 울타리의 사위질빵 3) 시냇가의 며느리밑씻개 4) 큰쥐손이풀꽃 5) 털별꽃아재비 6) 엉겅퀴 7) 새팥 8) 도라지꽃 9) 용담 ..

성밖길13(들꽃 길2, 21/08/20, 봉암성-한봉성, Legends of the Fall / 가을의 전설 Os)

요즈음 – 성밖길13(들꽃 길2) – 흔히들 나이 들면 야생화 좋아한다는데 호젓한 외성길을 찾아 온 젊은이 둘 숲 속을 두리번거리는 그들이 곧 꽃 중의 꽃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8/2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13(들꽃 길2) (1) 망월사, 장경사로 가는 길 장경사 마루턱에 주차하고 동장대지로 오르는 길 짙은 밤색의 도토리가 우두둑 떨어지는 길 20여분 올라 바라보는 동장대지 조망. 언제 보아도 줄달음치는 산줄기의 시원한 풍광에 가슴이 뻥 뚫리다. 저물어 가는 딱지꽃, 가을을 부르는 강아지풀이 성가퀴에 자리하고 빈 동장대를 지키는 서어나무에 등을 잠시 기대이다 제3암문을 지나 12암문으로 봉암성 입성. (2) 오후의 봉암성을 찾은 중년 여성 두 분이 서성이는 ..

산성길23(들꽃 길1, 21/08/18, 불망비-남문-남옹성-행궁, sun of jamaica / Cusco)

요즈음 – 산성길23(들꽃 길1) – 물보라 팅겨오르듯 부푸는 뭉게구름 아래 밤하늘 별바다같이 피어난 들꽃 길은 한 걸음 걸을 때마다 한 장씩 넘겨보는 동화책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8/18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23(들꽃 길1) (1) 내내 가는 그 길 요즘은 파란 하늘의 물감판에 하얀 그림물감의 뭉게구름이 피어나는 아래 꿈결 속을 가는 길 (2) 그 길 아래 까만 밤하늘에 깔린 별싸라기같은 야생화가 깔려있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유년의 기억을 쓴 동화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저 보기만 해도 흡족한 굳이 읽지 않아도 보면 되는 그런 길이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8/18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집 뒤 공원길에 들어서니 뭉게..

성밖길12(여름 산행2, 21/08/12, 현절사-동장대-성밖길-북문-서문, 물보라/양현경)

요즈음 – 성밖길12(여름 산행2) – 엉킨 숲 달래이며 내딛는 걸음걸음 땀으로 범벅되고 가시에 긁힌 상처 방울져 흩어 자리한 꽃 즐비한 산성길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8/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12(여름 산행2) (1) 수풀이 우거진 성밖길을 가자면 엉킨 수풀을 잘 달래이며 가야지 억지로 헤집고 가면 생채기가 나기 일쑤 긴 소매, 긴 바지를 입지만 어김없이 파고드는 숲의 시기, 질투. 때론 팔 다리를 붙잡고 놀고 가라며 놓아주지 않는다. (2) 그렇게 흘러내린 땀과 생채기의 피가 방울져 흘러내려 들꽃이 되어 여기저기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나 자신의 분신 같기도 하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8/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

성밖길11(여름 산행1, 21/08/03, 행궁-연주봉-서문-남문-남장대-남문, Far away in the depths of my spirit / Various Artists)

요즈음 – 성밖길11(여름 산행1) – 폭염의 하늘 아래 바다 속 유영하듯 무성한 산호초를 파고드는 물고기처럼 숲 속을 흐느적이다 나아갈 길 잃었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8/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밖길11(여름 산행1) (1) 내내 가는 그 길 하지만 갈 때마다 느껴지는 새로움. 그 향기, 느낌 뿐 아니라 매번 가는 길 새롭게 보이는 야생화 보였던 야생화일지라도 다시 보는 새로움. 경이로움 그 自體이다. (2) 폭염의 하늘 아래 산성길은 산호초 넘실대는 바다 속.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되어 무성한 숲을 파고들었다. 그 향기와 숲의 냄새에 취하여 내려갈 길을 잃고 혼절하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8/03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0) ..

성밖길10(큰제비고깔꽃3, 21/07/24, 현절사-동장대-성밖길-북문-서문-6암문-남문, Whispering Hope / Phil coulter)

요즈음 – 성밖길10(큰제비고깔꽃3) – 별처럼 깔려있는 갠지스강 모래알 속 진주는 멀리서도 반짝반짝 빛나듯 樹海에 묻혀 있어도 확 들어온 우담바라!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7/24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갠지스강(恒河)의 모래알 : 석가모니의 설법에서 나온 말 여항하중소유사수(如恒河中所有沙數) 갠지스 강에 가득한 모래알의 수만큼 여시사등항하(如是沙等恒河) 갠지스 강들이 또 있다고 한다면 어의운하(於意云何) 어떻게 뜻하여야 할까 시제항하사녕위다부(是諸恒河沙寧爲多不) 그 모든 강들에 가득한 모래는 헤아릴 수조차 없음이여! * 우담바라(優曇波羅) : 연꽃과 더불어 불교를 상징하는 꽃 중 하나. 인도에서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날 때 핀다는 상상과 전설 속의 꽃으로 상서롭다는..

성밖길9_2(여름꽃3_바람, 21/07/19, 서문-제6암문-남문, Mariage D'Amour / George Davidson)

요즈음 – 성밖길9_2(여름꽃3_바람) – 굳건한 긴 성곽도 세월에 뜯기는데 가느다란 허리로 바람에 앙 버티며 아래에 낮게 기면서 피워내는 여름꽃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7/1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요즈음 – 성밖길9_2(여름꽃3_바람) – (1) 사실 이번 성밖길에 가장 기대했던 아이는 자주조희풀꽃과 큰제비고깔이었다. 작년보다 많은 개체가 발견됨은 지난 산행에서 확인했지만 연주봉 초입에서 큰제비고깔을 보고나니 많은 기대를 했는데 역시 기대에 부응하듯 천주사암문을 지나자마자 큰제비고깔의 향연이 펄쳐지다. (2) 사실 본성이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수시로 보수가 이루어지지만 황혜하게 무너져 내리는 외성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게 300년 된 성곽도 속절없이..

성밖길9_1(여름꽃2_비, 21/07/19, 현절사-동장대-성밖길-북문-서문, 너의 모습 / 박인희)

요즈음 – 성밖길9_1(여름꽃2_비) – 비온 뒤 세상 나온 들꽃들 바라보며 마루금 춤을 추는 산성에 올라 서니 거기에 겸재가 그린 인왕제색도 있었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7/1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마루금 : 산마루와 산마루를 잇는 선. 덧붙임) 요즈음 – 성밖길9_1(여름꽃2) – (1) 계획대로 7/19 나선 길, 아침 이슬에 흠뻑 젖은 바짓가랑이 마치 야생화들이 놀고 가라고 붙잡는 거 같다. 그리고 동장대 너머 끝없는 산 여울. 투명한 구름에 아친 햇살이 퍼져 금박지 같다. (2) 얼마 전 이건희 회장 컬렉션이 기증. 그 작품 중에 있는 인왕제색도. 겸재의 76세 작품이라는데 그 흔들림 없는 붓선으로 보아 겸재는 노년까지도 건강했었던 듯... 그 인왕제색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