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자호란과 천연두 구범진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교수 / 민족문화연구 72호 목 차 1. 머리말 2. 천연두의 공포와 ‘生身’ 홍타이지 3. 병자호란 당시 청군 진영의 천연두 4. 병자호란의 종결 과정: 시간에 쫓긴 청군 5. 맺음말 국문초록 1637년의 병자호란은 천연두(만주어로 ‘마마’) 유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계절에 일어났으며, 실제로 당시 청군 진영에서는 천연두가 발발하였다. 홍타이지는 ‘마마’에 면역이 없는 ‘生身’이었기 때문에 ‘마마’가 발발하면 안전한 장소로 몸을 피하는 ‘避痘’에 들어가야 했다. 그렇다면 천연두는 병자호란의 전개 과정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던 것일까? 병자호란 당시 홍타이지는 적어도 정축년 2월 말까지는 남한산성에 대한 포위가 계속되리라고 예상했으며, 강화도 공격은..